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는 뭘까?

학교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요즘은 야자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가끔 야간자율학습시간이 아까워서 

참을 수가 없다.


적어도 군대에서 매일 이어지는 3교대 당직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아깝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그에 비해 야자는..


학생은 뭘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걸까?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 

꿈, 장래희망, 진로를 찾기 위해?

뭘 위해서일까?


어른들은 이 의문에 대해 학생의 본분을 말하고는 한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맘에 드는 대답도 아니다.


이런 대답을 들으면, 

오히려 반감을 가지게 되는 학생도 적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면 연애도 하고 술도 마시고 

너네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어른들 말대로 공부를 '열심히'만 하면,

모두가 좋은 직장을 얻어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되는 건가 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학교 공부를 '남들'보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재능의 영역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의 학생들은 이미, 다른 어느 외국의 학생들과 견주어봐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사용하고 있고

그 수준 또한 높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그들은 그렇게 공부를 해야만 하는 걸까?

직장인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해야만 하는 건가?


그렇게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함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소수다.

사람들이 원하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신규채용인원은 한정되어 있고,

AI의 발달로 앞으로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밥그릇을 빼앗기는 직종들이 점점 늘어갈 전망이다.


소수의 성공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범한 대학을 나와 평범한 직장을 다니며, 또는 자영업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그 평범한 삶을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많은 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걸까?


아무리 한국의 치안이 좋다지만, 

학생들을 오후 11시~12시 혹은 새벽까지 강제로 앉혀놓고, 

그 어두운 밤에 알아서 집에 가라고 하는 것도 무책임한 것 아닌가?


그러는 대신, 인생에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이 학생들을 위해 응당해야하는 일인 것은 아닐까?


한정된 소수의 성공을 위해 서로를 경쟁시키며 

대다수 사람들의 시간을 소비시키는 것보다.

처음부터 다수의 행복을 지향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은 아닐까.


정작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은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공부라면 치를 떨도록 만들어놓고는 사회에 내던져버릴 거면서

졸업하고 나면 대부분 쓸데없어지는 지식들을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만 하는 걸까?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공부라는 건 학교에서 하는 게 다가 아니다.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외에도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지식이 너무 많다. 


그러나 지금 학교의 주입식 교육은 자칫하면

학생들에게 공부라면 치를 떨도록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도록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공부에 대해 PTSD를 느끼도록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각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흥미가 있거나,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어느 누구나 살아있는 동안

이것을 의식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계속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


체득하는 것도 엄연한 지식의 습득이다.

책으로 하는 공부도 좋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와닿지는 못한다.


학교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우선적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들 개개인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입식 교육으로 죄다 몰개성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흥미를 좀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내 눈엔 사람들의 개성을 죽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의로, 개개인만의 개성, 

남들과는 다른 모난 부분을 깎아내 규격화시켜 

사회의 톱니바퀴로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 영원한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모든 삶이 그러하듯, 그것은 바로 희열이다.
그 참된 희열은 배움(앎)에 있다.

-안톤 체호프 <검은옷의 수도사> 중-